대학에서 사회복지교육이 이루어진지 반세기 이상의 세월이 흘렀으며, 이 과정에서 사회복지정책 교육도 함께 이루어져 왔다. 하지만, 사회복지정책 교육이 비교적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1980년대 들어와서 부터가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그 이전에도 사회복지정책 교육은 이루어졌지만 1980년대 이후가 되면 사회복지제도 자체의 확대가 상당정도로 현실화하고 그에 따라 정책적 접근의 필요성이 그 이전에 비해 매우 커져서 대학에서의 교육과 실제 현실간의 상응성이 보다 두드러지는 환경이 조성되었고 이에 따라 사회복지정책 교육의 중요성도 커졌다. 경제위기 이후에는 사회복지제도의 도입과 확장이 매우 빠르고 커서 정책적 접근과 이의 교수 필요성은 앞으로도 계속 커질 것으로 생각된다.

이 글에서는 사회복지정책 교육의 목적을 학부교육을 중심으로 살펴보면서 그 문제점에 대해 간단히 논의하고, 이어서 대학원 교육과 관련하여 특수대학원과 일반대학원의 역할 등에 대해 몇 가지 언급하기로 한다.

사회복지교육의 목적은 전문 인력 양성하는 것

교육은 인간에 대한 투자이므로 사회복지정책 교육의 목적은 결국 그것을 통해 어떤 사회복지사를 길러내려고 하는가로 정리될 수 있다. 그리고 사회복지정책 교육이 추구하는 사회복지사는 사회복지교육 전반의 목적과 연관되어 결정된다. 현재 사회복지교육의 공통된 목적은 주로 학부수준과 관련하여 정리되어 있다. 한국사회복지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학교육협의회')에서 펴낸 『사회복지학교과목지침서』(2002년 개정판)(이하 '지침서')에 따르면 사회복지교육의 목적은 '빈곤한 사람과 억압당하는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빈곤, 억압 그리고 차별대우를 완화시키는 일을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사회복지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있다(지침서, p. 15). 그리고 이러한 사회복지전문가가 갖추어야 할 전문성은 '인간의 복지를 향상시키고 빈곤과 억압을 경감시키는 임무를 가지(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지침서, p. 16). 결국 대학교육협의회가 밝히고 있는 사회복지교육의 목적은 빈곤이나 억압과 같은 사회적 차별을 완화하는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데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따라서, 사회복지정책 교육의 목적 역시 이러한 인력양성으로 귀결된다.

아마도 학부수준에서의 사회복지정책 교육의 목적으로는 대학교육협의회가 제시한 것에 동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이 경우에도 전문성의 정확한 의미가 무엇인가가 논란거리가 되겠지만 전반적인 취지에는 동의할 수 있다고 본다. 대학교육협의회는 교육목적의 달성을 위해 사회복지교육 전반을 9개 영역으로 구분하고, 그 중 제5영역을 법제?제도?정책이라 하여 사회복지정책교육을 다루는 영역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영역에 속하는 과목은 사회복지법제, 사회복지정책, 사회보장론의 세 과목이다. 물론 사회복지정책 교육은 이 세 과목 외에 사회문제론이나 사회복지발달사 등과도 관련이 있고 또한 사회복지 분야에 해당하는 여러 과목들과도 관련이 있다.

그런데 현재 대학교육협의회가 사회복지정책 교육의 주요 과목으로 분류한 위의 세 과목들이 교육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할 만큼 어느 정도 표준화된 교육내용을 제공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대답이 회의적일 것 같다. 현재 각 대학 학부수준에서 교수되고 있는 이들 세 과목은 대체로 보아 사회복지정책은 정책적 접근의 개론부분을 담당하고, 사회보장론은 사회보험과 공공부조(혹은 주로 사회보험)의 이론과 실제의 소개를 담당하며, 사회복지법제론은 사회복지에 대한 법학적 접근의 기초와 사회복지서비스의 소개를 담당하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그리하여 세 과목이 각기 고유한 역할을 하여 이들이 합쳐져서 전체적으로 정책적 접근의 완성을 이루기보다는(물론 그러한 면이 없지는 않지만) 각 과목의 고유 역할 수행과 더불어 한 과목으로 다 다룰 수 없는 제도 내용의 소개를 분업하여 담당하고 있다. 이들 세 과목만으로 교육목적의 달성이 효과적일 것인지도 검토되어야 하겠지만 이 세 과목이 합쳐져서 종합효과(synergy effect)를 발휘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또한, 현재 사회복지사업법상의 규정에 의하면 사회보장론은 선택과목이고 사회복지법제는 필수과목으로 되어 있는데 이렇게 된 데에 나름의 이유가 있겠으나 시대적 상황도 작용한 것으로 생각되므로, 사회보장제도가 크게 확충된 현 시점에서는 사회보장과 사회복지법제 중 어느 것을 필수로 하고 어느 것을 선택과목으로 할 것인가에 관련된 과목의 '신분' 조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정책적 접근의 개론부분을 담당하는 사회복지정책은 정책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과목이라 할 수 있는데 이 과목의 교육내용이 사실 담당교수와 교재에 따라 상당히 다른 것이 현실이다. 대학교육협의회의 지침서에는 사회복지정책의 개념과 발달, 가치 등의 입문부분과 정책분석론, 정책평가론 등이 교과목 내용으로 제시되어 있으며 전체적인 양으로 볼 때 정책분석론의 비중이 가장 크며 정책평가론 부분은 적은 비중을 차지한다. 학부수준에서 정책분석론의 비중이 큰 데 대해서는 동의할 수 있지만, 정책과정론도 다소 포함시킴을 고려해봄직 하다고 본다.

일반대학원과 특수대학원간의 역할 구분 필요

이제까지 학부에 주로 초점을 맞추어 교육목적과 교육내용을 살펴보았는데 사회복지정책 교육은 대학원 수준에서도 이루어져야 하므로 학부교육과 대학원 교육 간의 역할구분과 대학원 내에서 일반대학원과 특수대학원 간의 역할구분이 적절히 이루어지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대학원을 일반대학원이라고 상정했을 때 학부와 일반대학원간의 역할구분은 전문성의 수준 차이를 두는 것으로 보면 그 역할구분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특수대학원을 고려에 넣으면 사회복지정책 교육에서 특수대학원의 역할 정립이 제대로 되어 있는지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

특수대학원의 역할문제는 비단 사회복지정책 교육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겠지만, 현재 사회복지를 교수하는 특수대학원은 학부에서 사회복지를 접하지 않은 사람들이 사회복지를 배우는 과정이자 학부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현장에서 일하던 실무자들이 재교육을 위해 거치는 과정이어서 정체성이 모호한 경우가 많다. 실무경력을 상당정도로 갖춘 사회복지실무자가 특수대학원을 와서 재교육에 임하는 경우 그것은 현장에서의 실제적인 경험이 학교에서 나누어지고 토론되어 이것이 다시 이론에 반영되는 상호작용이 이루어져야 하고, 이러한 상호작용은 사회복지정책 교육의 경우 더욱 중요하지만 현재도 이러한 상호작용은 그리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도 그렇게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특히 국가고시의 실시로 인해 학부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지 않아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 자격증 취득이 우선시 되어 특수대학원의 교육내용이 현장실무자들의 재교육에 맞는 내용으로 채워지지 않게 될 가능성은 사실상 더욱 커질 것으로 생각된다. 특수대학원의 이러한 모호한 역할 정체성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사회복지정책 교육목적을 달성하는 데 중요한 교육여건을 악화하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다.

사실상 대부분의 대학들이 야간을 이용하여 특수대학원을 운영하지만 대부분 전임교원의 충원을 그에 맞게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운영함으로써 전임교원들에게는 과중한 수업부담을 주고 특수대학원 교육과정 전체적으로는 시간강사에의 과도한 의존도를 나타내고 있다. 앞으로 사회복지제도가 점점 더 커지고 그 역할이 증대하면 특수대학원의 비중 역시 커질 수 있을 것이고 따라서 학부와 일반대학원과의 관계에서 특수대학원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할 것이다.

사회복지정책이 갖는 진보성에 대한 공유 필요

앞에서 학부와 일반대학원간의 역할구분은 전문성의 수준 차이로 정리할 수 있다고 언급하였는데, 사실상 일반대학원의 역할도 좀 더 분명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한국에서 사회복지정책 교육이 비교적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을 1980년대 이후라고 하였는데 이는 1980년대 이전까지 한국의 사회과학계를 지배했던 기능주의적 논리를 넘어서서 사회과학 논의의 지평 자체가 크게 확대되었던 시대적 흐름과 관련이 있다. 사회과학 전반의 변화와 함께 사회복지학 내에서도 정책적 접근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갔는데, 그와 같은 전반적인 흐름의 변화로 인해 1980년대와 1990년대에는 사회복지정책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진보성을 표현하는 것처럼 간주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진보성은 막연하게나마 사회민주주의 혹은 약간 더 완화된 표현으로 집합주의적 성향으로 규정되었다.

이러한 진보성은 특히 1990년대에 들어와 제도적 실천으로 표현되어 복지제도의 도입과 개혁에 크게 기여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제도적 실천은 교육의 측면에서는 예기치 않은 두 가지 결과를 낳은 것 같다. 첫째는, 제도적 실천이 이른 바 정책전공자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정책적 접근은 보다 거시적이고 다소 사회민주주의적 진보적 집합주의적 성향을 표현하고 미시적 접근은 그와 상반되게 사회문제에 무관심하거나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표현하는 것으로 이분화되는 엉뚱한 결과를 낳게 되었다는 것이다. 둘째는, 사회복지정책에 대한 관심으로 표현된 진보성이 그 당시(1980년대 후반이후 시기)의 시대적 배경을 반영하여 주로 제도도입이라는 형태로 관철되면서 제도도입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자 진보성 자체가 그 자신을 담을 '그릇'을 상실하여 내용적으로도 해소되고 있는 듯한 상황에 처하고 있다.

사회복지정책의 이론과 실천이 자본주의 사회에 대해 가진 진보성은 사회복지라는 전반적 실천 내에 본래적으로 존재하는 면도 있지만 끊임없는 고민과 노력을 통해 진보성의 내용을 채워가야 하는 면도 있는 것이며 이 후자가 더 중요하다. 대학원 교육과정에서 이러한 진보성의 내용을 채워갈 수 있도록 교과과정을 조정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이를 통해 미시적 접근과의 조화를 꾀하여 자본주의 사회에 대해 사회복지정책이 갖는 진보성이 상호간에 공유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한국사회복지대학교육협의회. 2002. 『사회복지학 교과목 지침서』(개정판).

남찬섭 / 서울신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2003/04/01 00:00 2003/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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