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보다는 보육정책 "내용적 발전"이 중요



지난 3월 17일 김화중 보건복지부 장관이 보육업무의 여성부 이관을 언급하면서 보육업무의 주무 부처 이관 문제가 뜨거운 논란거리가 되었다. 국회 등에서 정책결정과정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졌고, 사안에 대한 각계의 합리적 토론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위원장 김연명, 중앙대 교수)는 4월 23일 오전 9시30분,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보육발전을 위한 합리적 선택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김종해 교수(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부위원장, 가톨릭대 교수)는 발제문을 통해 이번 보육업무 이관 논의에서 나타난 문제들을 지적하였는데, 가장 먼저 지적된 점은 정책결정과정상의 문제로서, 전문가 및 관련단체, 심지어 해당 부서 내의 의견수렴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장관의 돌출발언으로 사안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둘째로 정부의 "정부조직" 내지 "행정개혁"에 대한 어떤 비전이나 철학이 밑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관 부서가 거론되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었다. 세 번째 문제는 보육업무의 여성부 이관이 현재 보육서비스가 안고 있는 문제의 해결에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라고 하였다. 또한 지금까지의 주무부서 이관 논의과정에서는 보육서비스를 발전시키기 위한 정책 방안이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는 점을 아울러 지적하였다.

김종해 교수는 보육발전을 위한 정책 방향으로 크게 다섯 가지를 제시하였다. 첫째, 보육서비스의 양적 보편성과 질적 향상을 담보할 수 있는 종합적 대책 수립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범정부 차원의 task force를 구성하고, 둘째, 보육정책은 출산과 육아와 관련된 포괄적인 정책의 일부로서 수립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셋째, 보육정책은 아동중심적 관점에서 수립되어져야 하며, 넷째, 육아문제는 우리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공적인 문제이므로 공공성과 보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수립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종해 교수는 마지막으로 보육서비스에 대한 적절한 기준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새천년민주당의 김성순 의원은 보육업무의 여성부 이관 논의에서 절차와 과정에 중대한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보육문제와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가 긴밀한 연관이 있으나 보육이 여성만의 일이 아니며, 현재로서는 여성부가 복지부보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보육업무를 수행해 나갈 것이라는 객관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김성순 의원은 보육사업 주관부처 이관 문제는 보육의 질을 높이는 방안이라기보다 관리의 주관부처에 관한 정부조직 내부의 문제일 뿐이라고 지적하면서, 보육문제를 인구정책적 차원, 아동·청소년의 관점에서 검토하여 보육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공공보육 강화를 위한 청사진을 마련하여야 하며, 이에 대한 각계의 광범위한 의견수렴 후에 복지부, 여성부 혹은 아동·청소년부 신설 등의 주무부서 논의를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였다.

한나라당의 김홍신 의원은 최근 부처이관 발표로 보육업무의 구도가 한층 복잡 난해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점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한편으로는 작년부터 싹트고 있는 공적보육, 보육정책의 종합적인 청사진이 집약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하였다. 김홍신 의원은 정부도 이번 사안에 대한 의사수렴이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만큼, 의사수렴과정에 반영되어야 할 사항과 원칙으로 첫째, 논의의 시작이 "어느 부처인가"가 아닌 "어떤 내용인가"가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각계가 참여하는 국무총리 산하 (가칭)보육정책조정특별위원회 설치가 필요하다는 점, 둘째, 부처이관을 전제로 한 논의가 아니라 보육정책이 생산된 후에 부처 이관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 셋째, 복지부의 업무영역과 여성부의 정체성, 여타 부처 간의 기능조정에 대한 방향이 선명하게 논의되어야 한다는 점을 들었다. 아울러 보육업무에 대한 논의에서 더 나아가 가족정책, 기타 사회정책 집행부서에 대한 총괄적인 기능검토 등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여성연합의 남윤인순 사무총장은 무엇보다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보육정책의 패러다임이 변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사무총장은 보육정책 발전을 위해 범정부 차원의 보육발전기획단 구성이 필요하나 이를 위해서도 주무부서가 정해져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여성단체가 보육업무의 여성부 이관을 주장하는 것은 보육문제를 여성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정책의 우선 순위를 높게 설정하고 예산 취득력을 갖고 있는 부서가 여성부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부조직과 행정체계의 문제는 새롭게 교육과 노동, 사회복지 업무의 통합과 조정이 이루어질 경우 다른 차원의 종합적 논의가 가능할 것이고, 현시기 보육정책을 새로운 시각에서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부서로 이관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 사람의 토론자 이외에 여성부 김애량 여성정책실장은 여성부가 보육업무를 맡기 위한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하였고, 복지부 이용흥 가정복지심의관은 부처 이관의 문제에 앞서 보육발전의 논의가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화여대 김성이 교수의 토론문을 대독한 이계윤 장애인시설연합회장은 범정부 차원의 task force team의 구성에는 부분적으로 찬성하나, 주무부서는 보건복지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김기은 /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2003/05/02 00:00 2003/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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