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가족정책의 방향에 대한 제언
월간 복지동향/2003 :
2003/06/09 00:00
Ⅰ. 들어가는 글
최근 출산율의 급감, 이혼율의 증가, 독신가구의 증가 등 가족이 급변하고 있고 사회적으로 쟁점화 되고 있지만 새 정부의 가족정책이 무엇인지를 알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아직까지 우리 나라에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가족정책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동안 우리 나라의 가족정책은 가부장적 가부장주의에 입각한 가족주의 이데올로기와 孝사상에 입각하여 가족문제의 가족책임이라는 유일한 원칙에 의해 시행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제 시대는 급변하여 이러한 통념적 이데올로기는 일부 국민의 이데올로기로 남아 있을 뿐이어서 새로운 가족정책의 출현이 시급한 실정이다.
가족정책을 논할 때 우선적으로 쟁점이 되는 부분은 급변하는 가족의 욕구에 기반하여 미래 지향적인 가족의 상 정립과 가족에 대한 국가개입의 유형 그리고 가족정책의 실체와 범주 및 서비스 전달체계의 확립이라고 볼 수 있다.
첫째, 가족정책이 가족을 대상으로 국가가 개입을 하여 어떤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라고 볼 때, 우리 나라의 헌법(10조, 11조)과 민법의 친족편(제 4편)에서 가족을 규정한 법률 외에는 가족에 대한 국가의 개입을 체계적으로 규정한 가족정책의 분야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둘째, 가족과 가족문제를 전담하는 가족정책의 체계적인 전달체계는 현재 존재하지 않고 있다. 이는 첫째의 요인과 마찬가지로 명백한 가족정책이 어떤 형태로든 자리잡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생긴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셋째, 우리 나라의 가족 관련 복지정책은 '선 가정보호, 후 국가개입의 원칙', '서비스 제공의 선별주의의 원칙', '가족에 대한 소극적 국가개입' 등이 특징적이라고 볼 수 있다. 정부는 국가의 통치단위로서 그리고 사회의 안정과 유지의 단위로 가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많은 부분에 있어 국가가 책임져야 할 사회구조적 성격을 지닌 가족문제를 가족이 스스로의 자족적 기능을 통해 가족부양의 책임을 맡아주길 원한다.
넷째, 가족정책의 대상인 가족에 대해 국민적으로 합의된 규정이 없다. 현 민법에 규정된 가족은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은 것을 고려할 때 가족정책은 가족규정에 대한 합의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Ⅱ. 한국 가족의 변화와 가족정책의 문제점
1. 가족의 변화
한국 가족의 모습은 급격한 변화를 겪으면서 가족구조면에서 부부와 미혼자녀 중심의 핵가족의 안정적인 지속을 바탕으로 3세대 확대가족이 급격한 감소를 보이고 있고, 자녀가 없는 부부만의 가족의 증가도 두드러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노인단독세대와 독거노인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서 노인 혼자 혹은 노인부부들만 사는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이혼율 증가는 여성 한부모가족의 계속적인 증가를 가져오는데 전체 가구주 중 이혼으로 인한 한부모가족 형성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여성가구주의 경우 배우자 사망이나 부재로 인해 소득감소와 상실로 생계를 위해 일을 해야 하는 여성들이 많은데, 자녀양육과 생계를 동시에 책임져야 하는 어려움으로 부담이 크다.
가족주의의 중요한 요소였던 가부장주의와 효사상 지지의 감소는 전통적 가족의 모습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남성의 생계부양규범의 약화와 기혼여성의 경제활동은 과거와 같이 여성에게 전업주부의 내조를 기대할 수 없게 되고 있어 이를 보완하는 정책적 지원에 대한 적극적인 고려를 요구하고 있다.(장혜경 외, 2002)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체계적인 가족정책이나 대응 서비스가 매우 미흡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2. 가족정책의 개념과 범주
국가는 사회를 유지하고 재생산하기 위해 사회의 구성 단위에 다각적으로 개입하게 되는데 가족정책(family policy)은 국가가 가족이라는 단위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는 행위이다(Quah, 1994; Harding, 1996; Muncie et al., 1997). 이러한 가족정책에는 '가족을 위한' 정책과, '가족에 의한'정책이 다 포함될 수 있다
그 동안 우리나라의 가족정책에서 가족은 주체로서보다는 객체로 취급되어 온 경향이 컸고, 전체성을 고려한 가족을 대상으로 한 명백한 가족정책 보다는 개별적인 가족성원을 대상으로, 국가의 보편주의 개입보다는 선별주의에 입각하여 시행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가족정책의 관점이나 범위에 대해서는 그 실체가 불분명하여 어떤 유형인지 단정을 내릴 수 없을 정도로 가족정책이 미미하고도 불분명하게 취급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필자는 우리 나라의 가족정책이 다음과 같은 개념적 특성과 범주에서 운영되길 원한다.
① 특정한 가족 형태가 주류로 인정되기보다는 개인의 상황과 선택에 따라 다양한 가족이 생활 단위로 차별 없이 인정되길 원한다. 이는 가족과 가족구성원이 국가의 객체로 취급되는 것이 아니라 주체로 인정받기를 원하는 것이다.
② 집단으로서의 가족과 개별 가족 성원 양자의 행복은 상충될 수 있다. 가족집단의 전체성은 가족정책의 핵심적 대상일 수 있으나 새대의 흐름은 개별 가족구성원의 행복권이 중시되고 있다.
③ '선 가정보호, 후 국가개입'으로 대표되는 잔여적 복지모형에 입각한 국가 개입이 아니라 국가가 가족문제의 예방과 해결에 적극적인 개입을 하는 제도적 모형의 가족정책으로 자리매김 하여야 정책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④ 가족정책의 범주는 중범위 범주를 주장하고자 한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대인복지서비스가 서비스의 실천 부분에서 직·간접적으로 가족에게 다양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부분을 인정하고 제도의 보완을 통해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단 이러한 대인복지정책을 가족과 관련시켜 조정할 수 있는 정책기구가 생긴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Ⅲ. 한국 가족정책의 평가
한국의 가족정책과 서비스의 영역은 아래와 같이 종합할 수 있다(<표 1>참조).
이러한 우리 나라의 가족정책 대책에 대한 평가 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최경석 외, 2003). 첫째, 가족정책의 방향에는 가부장주의적 가족관과 양성평등적 가족관이 혼재되어 있어 정책의 일관성을 알기가 어렵다. 둘째, 가족정책의 대상이 보편적이고 가족친화적으로 선정되었다기보다 선별적 대상인 요보호 중심이고 특정 가족을 유지하고자 하는 정책을 수행하고 있다. 셋째. 가족문제와 취약계층에 대한 접근이 한시적이고 가족이 아니라 개별 대상 중심의 접근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넷째, 가족의 여건들이 고려된 급여들이 거의 없다. 다섯째, 보편적 가족정책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조세방식의 수당제도가 존재하지 않고 있고 재분배의 효과를 얻기가 어렵다. 여섯째, 가족의 심리정서적인 관계상의 문제에 대한 대책은 매우 미약하다. 일곱째, 가족보호에 대하여 국가책임보다는 가족과 친족 책임을 강조하는 가족주의적 색채가 짙다.
<표 1> 한국의 가족정책과 서비스의 영역
Ⅳ. 한국 가족정책의 과제
저출산율과 인구 고령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며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증대하고 있고, 가족내 성별 역할 분업에 대한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이혼율이 급증하고 단독가구가 증가하는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할 가족관과 국가 개입의 방향이 가족정책에 잘 담아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구체적인 당면 과제가 있다.
첫째, 한국에는 의도적이고 포괄적인 가족정책이 존재하지 않아 왔다. 체계화된 가족정책이 수립되기 위해 무엇보다 가족에 대한 태도와 가족정책의 목표와 범주에 대해 바람직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작업이 필수적인 선행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가족정책도 여러 가족형태에서 발생되는 상이한 욕구를 차별 없고 국가의 주도적인 지원이 이루어지는 가족친화적인 복지정책을 지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둘째, 가족정책은 "가족"이라는 단위의 특수성으로 인해 범주적으로 규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제는 큰 단위로 실행되고 있는 대인복지서비스를 가족정책의 틀 안으로 포함하여 가족의 전체성을 고려하는 보다 적극적인 가족친화적 대인복지서비스로 변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셋째, 가족의 변화와 보다 적극적인 가족정책이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제도와 서비스들이 보완되고 신설될 필요가 있다. 보편적 가족복지 제도인 가족수당과 양육수당, 부양수당, 부의소득세(negative income tax)의 도입, 소득수준에 따른 보육비의 차등 부담, 연금제도의 성평등적 요소 강화와 가족관련 부가급여의 강화, 기초생활보장 제도의 가족 친화적 요소 강화, 모성보호와 여성의 노동권 보장, 보호를 필요로 하는 아동에 대한 가족 친화적 관점에서의 제도 개선, 가족의 전체성을 고려하는 대인복지서비스의 변화, 가족복지센터의 신설 등의 가족복지 실천 분야의 보편적 확대를 위한 정부와 민간의 적극적인 지원 등을 검토해야 한다.
넷째, 사회 변화에 맞추어 가족 성원간의 성별 역할 분업에 대한 암묵적인 전제들을 탈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가족생활교육에서부터 학교교육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반에 걸쳐 양성 평등에 대한 인식 변화를 필요로 하며 가족정책은 이러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어야 한다.
다섯째, 우리 나라는 경로효친사상이 뿌리깊게 전해 내려온 가부장적 유교문화권 국가이므로 노인의 가족보호 책임이 사회 전체적으로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노인인구 증가로 인한 부양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의 대책으로 가족정책은 노인 부양의 사회화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접근되어야 한다.
여섯째, 가족정책의 실체는 관점으로서 가족 관련정책을 통제하는 정책과 구체적인 영역과 수단을 가진 정책으로 접근할 수 있다. 전자는 "가족지원기본법"의 성격으로 가족과 가족정책의 방향에 대해 선언함으로써 기존의 가족지원 관련 일반법을 가족친화적으로 규제하는 것이다. 반면에 기본법이 선언적 의미만 갖고 실제 정책적 집행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일반법으로서 구체적인 서비스 제공의 실행력을 지닌 일반법 형태의 가족정책을 시행할 수 있다. 후자의 경우 우리 나라에서는 이미 가족에 관련된 많은 정책들이 개별 가족구성을 대상으로 실행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의 영역에 대해 충돌과 갈등 및 서비스 중복으로 인한 비효율성의 문제가 야기될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독일과 같이 기존의 대인복지서비스를 통합하여 가족부의 체제로 변환시킬 수 있는 가능성도 탐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참고문헌>
김성천 윤혜미(2000), 「가족복지 증진을 위한 정책대안 연구」, 보건복지부.
김승권(2003). '건강가정육성기본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변화순, 송다영, 김영란(2002), 가족유형에 따른 생활실태와 복지욕구에 관한 연구, 한국여성개발원. 장경섭(2000). 「가정 단위 복지 서비스 체계 구축」. 보건복지부.
장혜경외 4인(2002). '외국의 가족정책과 한국의 가족정책 및 전담부서의 체계화 방 안에 관한 연구', 한국여성개발원.
최경석. 김양희. 김성천. 김정윤. 박정윤. 윤정향(2003). 「가족복지의 이해」. 인간과 복지(재발간).
함인희(2002). '다양한 가족: 신화로부터의 탈출'. 이동원 외. 「변화하는 사회 다양한 가족」. 양서원.
Kamerman, S. & Kahn, A.(eds.)(1978), Family Policy: Government and Families in 14 Countries, New York: Columbia University Press.
Muncie et al, J.(ed.)(1997), Understanding The Family, SAGE Publication.
Zimmerman(1995), Understanding Family Policy, SAGE Publications.
山崎美貴子 (1976), '家族福祉の 對象領域と 機能', 明治學院論總, [社會學社會福祉硏究], 第 45. 明治大學.
野 山タ也(1992), 이종복 외 역(2001). [가족복지]. 나눔의 집
최근 출산율의 급감, 이혼율의 증가, 독신가구의 증가 등 가족이 급변하고 있고 사회적으로 쟁점화 되고 있지만 새 정부의 가족정책이 무엇인지를 알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아직까지 우리 나라에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가족정책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동안 우리 나라의 가족정책은 가부장적 가부장주의에 입각한 가족주의 이데올로기와 孝사상에 입각하여 가족문제의 가족책임이라는 유일한 원칙에 의해 시행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제 시대는 급변하여 이러한 통념적 이데올로기는 일부 국민의 이데올로기로 남아 있을 뿐이어서 새로운 가족정책의 출현이 시급한 실정이다.
가족정책을 논할 때 우선적으로 쟁점이 되는 부분은 급변하는 가족의 욕구에 기반하여 미래 지향적인 가족의 상 정립과 가족에 대한 국가개입의 유형 그리고 가족정책의 실체와 범주 및 서비스 전달체계의 확립이라고 볼 수 있다.
첫째, 가족정책이 가족을 대상으로 국가가 개입을 하여 어떤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라고 볼 때, 우리 나라의 헌법(10조, 11조)과 민법의 친족편(제 4편)에서 가족을 규정한 법률 외에는 가족에 대한 국가의 개입을 체계적으로 규정한 가족정책의 분야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둘째, 가족과 가족문제를 전담하는 가족정책의 체계적인 전달체계는 현재 존재하지 않고 있다. 이는 첫째의 요인과 마찬가지로 명백한 가족정책이 어떤 형태로든 자리잡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생긴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셋째, 우리 나라의 가족 관련 복지정책은 '선 가정보호, 후 국가개입의 원칙', '서비스 제공의 선별주의의 원칙', '가족에 대한 소극적 국가개입' 등이 특징적이라고 볼 수 있다. 정부는 국가의 통치단위로서 그리고 사회의 안정과 유지의 단위로 가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많은 부분에 있어 국가가 책임져야 할 사회구조적 성격을 지닌 가족문제를 가족이 스스로의 자족적 기능을 통해 가족부양의 책임을 맡아주길 원한다.
넷째, 가족정책의 대상인 가족에 대해 국민적으로 합의된 규정이 없다. 현 민법에 규정된 가족은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은 것을 고려할 때 가족정책은 가족규정에 대한 합의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Ⅱ. 한국 가족의 변화와 가족정책의 문제점
1. 가족의 변화
한국 가족의 모습은 급격한 변화를 겪으면서 가족구조면에서 부부와 미혼자녀 중심의 핵가족의 안정적인 지속을 바탕으로 3세대 확대가족이 급격한 감소를 보이고 있고, 자녀가 없는 부부만의 가족의 증가도 두드러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노인단독세대와 독거노인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서 노인 혼자 혹은 노인부부들만 사는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이혼율 증가는 여성 한부모가족의 계속적인 증가를 가져오는데 전체 가구주 중 이혼으로 인한 한부모가족 형성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여성가구주의 경우 배우자 사망이나 부재로 인해 소득감소와 상실로 생계를 위해 일을 해야 하는 여성들이 많은데, 자녀양육과 생계를 동시에 책임져야 하는 어려움으로 부담이 크다.
가족주의의 중요한 요소였던 가부장주의와 효사상 지지의 감소는 전통적 가족의 모습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남성의 생계부양규범의 약화와 기혼여성의 경제활동은 과거와 같이 여성에게 전업주부의 내조를 기대할 수 없게 되고 있어 이를 보완하는 정책적 지원에 대한 적극적인 고려를 요구하고 있다.(장혜경 외, 2002)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체계적인 가족정책이나 대응 서비스가 매우 미흡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2. 가족정책의 개념과 범주
국가는 사회를 유지하고 재생산하기 위해 사회의 구성 단위에 다각적으로 개입하게 되는데 가족정책(family policy)은 국가가 가족이라는 단위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는 행위이다(Quah, 1994; Harding, 1996; Muncie et al., 1997). 이러한 가족정책에는 '가족을 위한' 정책과, '가족에 의한'정책이 다 포함될 수 있다
그 동안 우리나라의 가족정책에서 가족은 주체로서보다는 객체로 취급되어 온 경향이 컸고, 전체성을 고려한 가족을 대상으로 한 명백한 가족정책 보다는 개별적인 가족성원을 대상으로, 국가의 보편주의 개입보다는 선별주의에 입각하여 시행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가족정책의 관점이나 범위에 대해서는 그 실체가 불분명하여 어떤 유형인지 단정을 내릴 수 없을 정도로 가족정책이 미미하고도 불분명하게 취급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필자는 우리 나라의 가족정책이 다음과 같은 개념적 특성과 범주에서 운영되길 원한다.
① 특정한 가족 형태가 주류로 인정되기보다는 개인의 상황과 선택에 따라 다양한 가족이 생활 단위로 차별 없이 인정되길 원한다. 이는 가족과 가족구성원이 국가의 객체로 취급되는 것이 아니라 주체로 인정받기를 원하는 것이다.
② 집단으로서의 가족과 개별 가족 성원 양자의 행복은 상충될 수 있다. 가족집단의 전체성은 가족정책의 핵심적 대상일 수 있으나 새대의 흐름은 개별 가족구성원의 행복권이 중시되고 있다.
③ '선 가정보호, 후 국가개입'으로 대표되는 잔여적 복지모형에 입각한 국가 개입이 아니라 국가가 가족문제의 예방과 해결에 적극적인 개입을 하는 제도적 모형의 가족정책으로 자리매김 하여야 정책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④ 가족정책의 범주는 중범위 범주를 주장하고자 한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대인복지서비스가 서비스의 실천 부분에서 직·간접적으로 가족에게 다양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부분을 인정하고 제도의 보완을 통해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단 이러한 대인복지정책을 가족과 관련시켜 조정할 수 있는 정책기구가 생긴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Ⅲ. 한국 가족정책의 평가
한국의 가족정책과 서비스의 영역은 아래와 같이 종합할 수 있다(<표 1>참조).
이러한 우리 나라의 가족정책 대책에 대한 평가 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최경석 외, 2003). 첫째, 가족정책의 방향에는 가부장주의적 가족관과 양성평등적 가족관이 혼재되어 있어 정책의 일관성을 알기가 어렵다. 둘째, 가족정책의 대상이 보편적이고 가족친화적으로 선정되었다기보다 선별적 대상인 요보호 중심이고 특정 가족을 유지하고자 하는 정책을 수행하고 있다. 셋째. 가족문제와 취약계층에 대한 접근이 한시적이고 가족이 아니라 개별 대상 중심의 접근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넷째, 가족의 여건들이 고려된 급여들이 거의 없다. 다섯째, 보편적 가족정책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조세방식의 수당제도가 존재하지 않고 있고 재분배의 효과를 얻기가 어렵다. 여섯째, 가족의 심리정서적인 관계상의 문제에 대한 대책은 매우 미약하다. 일곱째, 가족보호에 대하여 국가책임보다는 가족과 친족 책임을 강조하는 가족주의적 색채가 짙다.
<표 1> 한국의 가족정책과 서비스의 영역
Ⅳ. 한국 가족정책의 과제
저출산율과 인구 고령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며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증대하고 있고, 가족내 성별 역할 분업에 대한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이혼율이 급증하고 단독가구가 증가하는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할 가족관과 국가 개입의 방향이 가족정책에 잘 담아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구체적인 당면 과제가 있다.
첫째, 한국에는 의도적이고 포괄적인 가족정책이 존재하지 않아 왔다. 체계화된 가족정책이 수립되기 위해 무엇보다 가족에 대한 태도와 가족정책의 목표와 범주에 대해 바람직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작업이 필수적인 선행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가족정책도 여러 가족형태에서 발생되는 상이한 욕구를 차별 없고 국가의 주도적인 지원이 이루어지는 가족친화적인 복지정책을 지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둘째, 가족정책은 "가족"이라는 단위의 특수성으로 인해 범주적으로 규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제는 큰 단위로 실행되고 있는 대인복지서비스를 가족정책의 틀 안으로 포함하여 가족의 전체성을 고려하는 보다 적극적인 가족친화적 대인복지서비스로 변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셋째, 가족의 변화와 보다 적극적인 가족정책이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제도와 서비스들이 보완되고 신설될 필요가 있다. 보편적 가족복지 제도인 가족수당과 양육수당, 부양수당, 부의소득세(negative income tax)의 도입, 소득수준에 따른 보육비의 차등 부담, 연금제도의 성평등적 요소 강화와 가족관련 부가급여의 강화, 기초생활보장 제도의 가족 친화적 요소 강화, 모성보호와 여성의 노동권 보장, 보호를 필요로 하는 아동에 대한 가족 친화적 관점에서의 제도 개선, 가족의 전체성을 고려하는 대인복지서비스의 변화, 가족복지센터의 신설 등의 가족복지 실천 분야의 보편적 확대를 위한 정부와 민간의 적극적인 지원 등을 검토해야 한다.
넷째, 사회 변화에 맞추어 가족 성원간의 성별 역할 분업에 대한 암묵적인 전제들을 탈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가족생활교육에서부터 학교교육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반에 걸쳐 양성 평등에 대한 인식 변화를 필요로 하며 가족정책은 이러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어야 한다.
다섯째, 우리 나라는 경로효친사상이 뿌리깊게 전해 내려온 가부장적 유교문화권 국가이므로 노인의 가족보호 책임이 사회 전체적으로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노인인구 증가로 인한 부양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의 대책으로 가족정책은 노인 부양의 사회화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접근되어야 한다.
여섯째, 가족정책의 실체는 관점으로서 가족 관련정책을 통제하는 정책과 구체적인 영역과 수단을 가진 정책으로 접근할 수 있다. 전자는 "가족지원기본법"의 성격으로 가족과 가족정책의 방향에 대해 선언함으로써 기존의 가족지원 관련 일반법을 가족친화적으로 규제하는 것이다. 반면에 기본법이 선언적 의미만 갖고 실제 정책적 집행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일반법으로서 구체적인 서비스 제공의 실행력을 지닌 일반법 형태의 가족정책을 시행할 수 있다. 후자의 경우 우리 나라에서는 이미 가족에 관련된 많은 정책들이 개별 가족구성을 대상으로 실행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의 영역에 대해 충돌과 갈등 및 서비스 중복으로 인한 비효율성의 문제가 야기될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독일과 같이 기존의 대인복지서비스를 통합하여 가족부의 체제로 변환시킬 수 있는 가능성도 탐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참고문헌>
김성천 윤혜미(2000), 「가족복지 증진을 위한 정책대안 연구」, 보건복지부.
김승권(2003). '건강가정육성기본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변화순, 송다영, 김영란(2002), 가족유형에 따른 생활실태와 복지욕구에 관한 연구, 한국여성개발원. 장경섭(2000). 「가정 단위 복지 서비스 체계 구축」. 보건복지부.
장혜경외 4인(2002). '외국의 가족정책과 한국의 가족정책 및 전담부서의 체계화 방 안에 관한 연구', 한국여성개발원.
최경석. 김양희. 김성천. 김정윤. 박정윤. 윤정향(2003). 「가족복지의 이해」. 인간과 복지(재발간).
함인희(2002). '다양한 가족: 신화로부터의 탈출'. 이동원 외. 「변화하는 사회 다양한 가족」. 양서원.
Kamerman, S. & Kahn, A.(eds.)(1978), Family Policy: Government and Families in 14 Countries, New York: Columbia University Press.
Muncie et al, J.(ed.)(1997), Understanding The Family, SAGE Publication.
Zimmerman(1995), Understanding Family Policy, SAGE Publications.
山崎美貴子 (1976), '家族福祉の 對象領域と 機能', 明治學院論總, [社會學社會福祉硏究], 第 45. 明治大學.
野 山タ也(1992), 이종복 외 역(2001). [가족복지]. 나눔의 집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