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삼성그룹 법무팀장 김용철 변호사는 26일 삼성그룹이 삼성 물산 등 계열사를 통해 해외비자금을 조성했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서울 제기동 성당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삼성 구조본(현 전략기획실)이 비자금 조성 지시를 하면 계열사들은 그에 따라 비자금을 갹출했다”며 “삼성물산은 삼성 계열사의 해외 구매의 대행과 그룹 내 모든 공사를 맡아서 하기 때문에 비자금 조성하기가 다른 계열사보다 용이하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비자금 조성의 실례로 삼성전관(현 SDI) 구매팀장 서모씨와 삼성물산의 런던지점, 타이페이 지점, 뉴욕지점과의 사이에 체결된 비자금조성에 관한 합의서를 들 수 있다”며 “이 기본 계약을 통하여 2000억원 대의 비자금이 조성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와 관련,삼성물산 해외법인과 SDI의 장비구매계약 양해각서(메모랜덤)을 공개했다.

김 변호사는 “삼성물산이 100원에 사온 물건을 SDI에 120원에 팔아서 1원은 삼성물산이 대행수수료 수입으로 하고 19원은 비자금으로 조성되는 것”이라며 “SDI가 삼성물산의 런던지점을 통해 구매한 장비총액을 계산하면 그 중의 120분의 19가 조성된 비자금”이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또한 퇴사한 삼성 SDI직원이 비자금 조성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삼성측에 협박을 한 사실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SDI 구매담당 강모씨는 실수해서 퇴사를 당한 사람인데 메모랜덤 등 비자금 관련 서류를 복사해 미국으로 들고 나가서 삼성에 협박했고, 내가 재무팀에 있을때인 지난 2000년경 김인주 사장(전략기획팀장)이 이 문제를 나에게 의논을 해 와서 메모랜덤 등 관련 서류를 보게 됐다”며 “당시 이 문제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여서 ‘범죄를 저지르면서 근거를 남기냐’고 내가 한마디 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강씨가 미국 샌디에고에 거주하면서 김순택 삼성 SDI사장에게 협박 편지를 보냈는 데 나도 그 협박 편지를 봤다”며 “SDI에서 처리를 해보려고 김인주 사장한테 SDI사장이 와서 보고를 했는데 강씨가 자신을 삼성전자의 미주재원으로 해주고 미국 비자와 생활비를 달라고 요구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김인주 사장이 답답해하면서 ‘협박에 응하다가 보면 끝이 없다. 해결을 해야 한다’고 했으며, 김인주 사장이 제게 ‘강○○, 죽여 버릴까?”라고 진지하게 말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당시 나는 김인주 사장과 이 문제를 몇 차례 의논했다”며 “(삼성이) 미국에 사설 탐정을 고용해 강씨가 몇시에 숙소를 나가서 뭘 하는지 등등 보고가 들어왔는데 돈이 꽤 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은 "오늘중 (김용철 변호사 회견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전현석 기자
김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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