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변호사라는 것이 부끄러울 때가 많다. 법조계에 대한 불신과 냉소가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대학 때 전태일 평전을 처음 읽었을 때, 그가 온몸을 불사르기 전에 혼자 노동법을 공부하면서 법대 친구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 대목에서 내가 법대생이라는 것이 너무 부끄러웠다. 근래에는 인혁당 사건으로 대표되는 법조계의 어두운 과거사와 그에 대한 반성 없음에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그간 법조계는 독재권력의 시녀로서, 때로는 적극적 공범자로서 수많은 피해자를 만들어냈고, 폭압과 공포의 반공체제를 수호했다. 검찰권과 사법권의 독립과 중립성도 스스로의 노력보다는 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얻어냈다.
변호사인 게 부끄러운 것은 비단 법조계의 잘못된 과거사 때문만은 아니다. 희한한 억지논리를 만들어낸 행정수도이전법 위헌판결로 대표되는 법조계의 서울 중심의 기득권 옹호 의식, 국가보안법에 대한 계속된 합헌판결과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지 않는 병역법에 대한 합헌판결로 드러난 법조계의 미약한, 아니 없다고 할 수 있는 인권의식과 시대의식 또한 부끄럽기 그지없다.
(중략)류제성 변호사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249534.html


